영화 이야기
임순례 감독이 연출하고 김태리, 류준열, 문소리, 진기주가 출연한 영화로 일본 작가 이가라시 다이스케의 동명 만화를 원작으로 합니다.
바쁜 도시 생활에 지친 주인공이 고향으로 돌아와 자연 속에서 살아가며 성장하는 과정을 그린 작품입니다. 이 영화의 주인공 혜원은 시험에 떨어지고 연인과의 관계도 어긋나는 등 여러 가지 문제로 인해 모든 것이 지쳐버린 상태였습니다. 더 이상 도시에서 버티기 어려워진 혜원은 아무 말도 없이 고향으로 내려갑니다. 그녀가 도착한 곳은 어릴 적 어머니와 함께 살던 시골 마을입니다. 혜원은 어린 시절 어머니에게 배운 요리 솜씨로 직접 밥을 해 먹으며 계절에 따라 변하는 자연 속에서 조금씩 마음의 안정을 찾아갑니다. 그녀는 논에서 쌀을 수확하고 텃밭에서 직접 채소를 기르며 철마다 달라지는 자연의 선물을 받아들입니다.
고향에는 여전히 오랜 친구인 재하와 은숙이 남아 있었습니다. 재하는 시골에서 사는 것이 당연하다고 생각하는 인물이며 은숙은 언젠가 도시로 나가고 싶어 합니다. 이들과 함께 시간을 보내며 혜원은 도시에서 찾지 못한 소소한 행복과 삶의 의미를 깨닫게 됩니다.
혜원이 시골에서 보내는 시간은 단순한 도피가 아니라 자신을 돌아보고 진짜 원하는 삶을 찾아가는 과정입니다. 과거 어머니가 자신을 떠난 것에 대한 상처도 천천히 치유되며 스스로 인생의 방향을 결정할 용기를 얻습니다. 결국 혜원은 자신만의 선택을 하게 되고 영화는 그녀의 성장과 변화 과정을 섬세하게 그려냅니다.
이 영화는 삶의 본질과 행복에 대한 질문을 던지는 작품입니다. 바쁘게 살아가는 현대인들에게 '과연 우리는 무엇을 위해 이렇게 살아가는가'라는 화두를 던지며, 소박하지만 충만한 삶의 방식을 제안합니다.
배경지
이 영화는 군위에서 촬영하였습니다. 이곳은 영화 속에서 혜원이 머무는 작은 마을로 등장하며 한국의 전형적인 농촌 풍경과 아름다운 자연환경을 고스란히 담고 있습니다.
영화는 봄, 여름, 가을, 겨울 네 개의 장으로 나뉘며 각 계절의 변화를 생생하게 보여줍니다. 봄은 새싹이 돋고 벚꽃이 피는 시기로 혜원이 텃밭을 가꾸기 시작하는 장면이 주를 이룹니다. 여름은 녹음이 우거지고 뜨거운 햇살 아래에서 벼가 자라는 모습이 인상적입니다. 가을에는 수확철이 다가오며 논에서 벼를 거두는 장면이 등장합니다. 겨울에는 눈이 쌓인 조용한 시골 마을의 풍경이 돋보이며 혜원이 추위를 견디며 겨울을 나는 모습이 그려집니다. 이처럼 영화는 자연의 흐름과 계절의 변화에 맞춰 삶을 살아가는 모습을 강조하며 도시의 빠른 시간 감각과 대비되는 느림의 미학을 보여줍니다.
혜원이 머무는 집은 오래된 한옥 스타일의 농가로 실제 촬영지인 군위의 전통 가옥을 활용해 만들었습니다. 집 주변에는 텃밭과 논이 펼쳐져 있으며 혜원이 직접 농사를 짓고 음식을 해 먹는 공간으로 사용됩니다. 영화 속에서 등장하는 작은 개울, 숲길, 논밭은 모두 군위의 실제 풍경을 배경으로 하고 있습니다. 이러한 배경은 영화의 소박하고 따뜻한 분위기를 더욱 강조하며 자연 속에서 자급자족하며 살아가는 삶의 방식을 그대로 보여주고 있습니다.
영화 속 음식들
요리가 중요한 요소로 등장하는 영화입니다.
혜원은 어머니에게 배운 요리법을 활용해 직접 음식을 만들어 먹으며 자연에서 얻은 재료로 건강하고 소박한 음식을 차려냅니다. 혜원이 가장 처음 만들어 먹는 음식은 오니기리입니다. 도시에서 힘든 시간을 보내고 있을 때 배고픔을 달래기 위해 어머니가 만들어주던 오니기리를 떠올리며 만듭니다. 밥에 간을 하고 주먹밥 형태로 만든 후, 직접 만든 간장 소스를 발라 구워 먹습니다.
비 오는 날, 혜원과 친구들은 감자전을 부쳐 먹습니다. 감자를 직접 갈아 반죽을 만들고, 팬에 바삭하게 부쳐낸 후 막걸리와 함께 먹습니다. 이는 시골에서 흔히 볼 수 있는 소박한 농촌의 먹거리로 친구들과 함께 나누는 장면이 따뜻한 분위기를 자아냅니다.
여름철, 혜원은 텃밭에서 직접 기른 토마토로 파스타를 만듭니다. 가게에서 산 재료가 아닌 직접 키운 채소로 만든 요리는 자연의 맛과 건강함을 담고 있습니다. 토마토의 신선한 맛이 강조되며 도시에서 먹던 음식과는 다른 특별한 의미를 지닙니다.
가을과 겨울에는 밤과 고구마 같은 자연에서 쉽게 얻을 수 있는 재료를 활용합니다. 혜원은 직접 밤을 까서 조림을 만들고, 고구마를 구워 간식으로 먹습니다. 이런 음식들은 겨울철 농촌의 정취를 그대로 담아냅니다.
어머니의 부재 속에서도 혜원은 가장 기본적인 음식인 달걀 프라이와 밥을 만들어 먹으며 스스로를 위로합니다. 이는 영화에서 소박하지만 가장 따뜻한 음식으로 등장하며 음식을 통한 위로와 성장이라는 영화의 메시지를 담고 있습니다.